우리나라 경제는 수출에 영향을 받는 비중이 커서 매달 발표되는 수출 통계를 유심히 보게 되는데, 2023년 6월 우리나라의 무역 수지가 11억 3천만 달러 흑자로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수출은 9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수입이 줄었기 때문인데 이번 흑자 전환 배경과 함께 2023년 하반기 무역수지 전망과 배당금 수입 등 경상수지 전망을 살펴보자.
무역수지 흑자의 원인과 하반기 무역수지, 경상수지 전망
6월 무역수지 흑자전환
6월 무역수지가 11억 3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서 작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다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15개월 연속 적자는 27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적자로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 경제로서는 이례적인 기간이었다.
무역수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빼어 계산하는데, 6월 흑자 폭은 11억 3천만 달러, 한화로 약 1조 5천억 원 규모로 아주 큰 규모는 아니다. 외국에서 물건을 사 온 금액보다 해외에 물건을 판 금액이 1조 5천억 원 더 많았다는 얘기다.
흑자전환 배경과 불황형 흑자
6월 흑자 전환은 수출이 많이 늘어서가 아니고 수입이 많이 줄어서 생긴 불황형 흑자로, 이번 흑자 전환으로 경제가 반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흑자 전환에는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2020년 말 배럴당 48달러 선이었던 국제유가가 2021년 말 75달러로 오르고,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120달러를 넘었다가 올해 다시 70달러 선으로 내려오면서 수입액이 줄어드는데 제일 큰 영향을 미쳤다.
원유, 가스, 석탄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3대 에너지원인데, 이들 3대 에너지의 수입액이 1년 전보다 거의 30% 가까이 줄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었던 것도 이들 에너지 가격의 상승이 주요 요인이었다.
이제 에너지 가격은 작년 수준으로 복귀해서 원래 가격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 반면 수출은 늘지 않고 오히려 1년 전보다 6% 줄어들었다. 수입이 11% 넘게 크게 줄면서 불황형 흑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하반기 수출 전망과 반도체
정부는 일단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했고 수출도 줄긴 했지만 그 감소 폭이 훨씬 작아져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022년 6월 수출액이 6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였기 때문에 올해 6월 수출액이 기저 효과로 감소한 것처럼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또 예상했던 반도체 수출 회복이 생각보다 늦어지면서 반등이 지연되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여전히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반도체 수출이 하반기에 회복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보수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반도체 경기는 내후년 하반기나 돼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전문가들은 당장 2023년 하반기에 반도체 수출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이 줄었다는 얘기는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소비재뿐 아니라 우리가 활발하게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 물품들의 중간재 수입도 줄었다는 얘기가 되어 안 좋은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특히 수출 주력 품목 반도체는 5월에도 1년 전보다 수출량이 30% 가까이 줄었고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지지부진한 상태로, 수출량과 수출액이 모두 쪼그라든 상황이다.
해외 배당 수익 증가와 경상 수지
수출은 부진하지만 해외에서 들어오는 배당 수익이 급증하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를 어느 정도 보충해 준다는 소식도 주목할 만하다.
7월 7일 금요일에 한국은행에서 5월 경상수지를 발표하는데 한국은행은 경상수지를 밝게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 7억 9천만 달러 적자를 보였던 경상 수지가 5월 흑자 전환은 물론 앞으로 흑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의 수출, 수입을 통해 산출된 상품수지만을 나타내는 무역수지와 달리 한국은행에서 산출 발표하는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외에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등을 합해서 경상수지가 산출된다.
한국은행에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질 거라고 보는 이유는 소득수지에 해당하는 해외 배당금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인데, 해외 배당금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현지 법인으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지어 생산하는 해외 직접 투자가 2010년 이후 매우 크게 늘었다. 20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연간 1,100억 달러, 한화로는 연간 150조 정도를 해외에 직접 투자한다.
해외법인에서 매출과 순이익이 생기면 이를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본사가 한국에 있는 경우에는 이익 유보금 중 일부를 배당으로 다시 거둬들일 수 있다.
우리나라 수출 규모에 비해 배당이 얼마나 될까 할 수 있겠지만 이 배당금 규모가 꽤 커진 상태다. 2023년 4월에만 50억 7천만 달러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매달 6~7조 원, 연간으로는 40~50조 원의 배당이 유입되면 부족한 수출 부분을 이 소득수지가 보충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배당금 증가 배경
올해부터 세금 관련 제도가 바뀌었다. 그동안은 해외 자회사가 현지에서 법인세 등 세금을 내고 남은 돈을 한국 본사가 배당금으로 가져오면 이 금액을 또다시 본사 이익으로 함께 잡아서 세금이 무거웠었다.
같은 소득에 대해 해외에서 한 번 세금을 거두고 국내에서 들어와서 또다시 세금을 매김으로서 이중으로 과세한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존에는 해외 자회사에서 이익이 많이 나도 국내로 배당을 들여오지 않고 현지 자회사 유보금을 쌓아두게 되어, 2021년 기준으로 92억 달러, 한화로 120조가 쌓여 있었다.
그러다가 올해부터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해서 95%까지는 세금을 매기지 않기로 세법이 바뀌면서 해외 유보금들이 한꺼번에 배당금 형태로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2023년 6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하반기 수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제 원자재 가격 등의 하락으로 수입금액이 줄어들었고, 경상수지 부문에서 해외 자회사의 이익 유보금을 배당금으로 들여오는 금액이 올해 일시적으로 늘어나 그나마 수출부진으로 인한 적자액을 메꾸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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