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필요한 퇴비를 매번 사서 마트에서 구입하고 있나요? 홈가드닝에 사용할 정도의 적은 양이라면 사서 사용하는 것도 괜찮지만 야외 정원이라면 퇴비 구입비도 많이 들게 됩니다. 퇴비를 일일이 마트에서 구입하지 않고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도 활용하여 퇴비를 손쉽게 만드는 방법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1. 퇴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원의 식물들을 제대로 키우려면 퇴비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척박하고 메마른 땅과 기름지고 부슬부슬 살아있는 흙의 차이는 어떤 퇴비를 어떻게 만들어 쓰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가능한 자연에 가까운 유기질 재료를 씁니다. 무기질 화학비료는 땅속 생태계를 교란하고 땅심을 약하게 만듭니다. 최대한 흙의 소화능력에 맞추어 서서히 분해, 흡수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퇴비 효과가 빨리 나타날수록 흙은 생태적 균형을 맞추기 어려워집니다. 유기질 비료라 하더라도 효과가 빠른 퇴비에 의존하면 흙은 건강을 잃게 됩니다. 당장 정원의 식물이 키만 쑥쑥 크는 것보다는 흙에 양분을 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건강하지 않은 흙에서 건강한 식물은 자라나기 힘듭니다.
퇴비를 만들려면 충분한 양의 유기물이 필요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유기물을 충당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유기물을 모으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음식물 찌꺼기를 모으고 똥과 오줌도 받고 가까운 농장에서 가축분뇨를 얻기도 합니다. 정원에서 나온 잡초, 손질하고 남은 껍질, 마당에 쌓이는 낙엽이 모두 쓸모가 있습니다. 입춘이면 벽이나 문짝에 써 붙이는 글 중에 소지황금출(掃地金出)이란 말이 있습니다. 마당을 쓰니 황금이 나온다는 말이지요. 버려지는 것도 모으면 쓸모가 있게 됩니다. 퇴비를 생각하면 세상에 버려지는 것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2. 퇴비 만들기의 핵심
퇴비를 만들기는 어렵지는 않습니다. 엄두를 내지 못할 뿐이지요. 퇴비를 만드는 것은 살아있는 흙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오줌과 같이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재료가 아닌 한, 모든 퇴비는 공기가 잘 통해야 합니다. 통기성이 제일 중요합니다. 미생물이 숨을 쉬지 않으면 퇴비를 분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퇴비 만들 자리가 땅이라면 바닥을 돋우고, 퇴비 통이라면 배수 구멍을 뚫어줍니다. 빈틈 사이로 공기 대신 물로 차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탄질비를 맞추어 줍니다. 쉽게 색깔로 표현하자면 갈색과 녹색의 비율을 맞춘다고 보면 됩니다. 녹색은 아직 신선한 재료로 질소질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갈색은 오래된 재료로서 탄소질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금방 벤 풀은 녹색, 질소질이 많고, 베어서 오래 놔둔 풀은 갈색, 탄소질이 많습니다. 똥의 색깔은 갈색이지만 질소질이 많은 것으로 보기에 녹색에 해당합니다. 탄소는 미생물의 에너지원, 질소는 먹이와 세포원이 됩니다. 탄질비(C/N)를 15~30 정도로 맞추어 미생물의 분해 능력을 최대로 높여줍니다. 갈색과 녹색으로 교대로 쌓아 올린 후 시간이 지나서 발효열이 50~60도가 넘어가면 뒤집어 줍니다. 온도도 낮추고 공기도 불어넣어 주는 작업이지요. 이렇게 몇 번이고 해서 안정이 되면 가만히 둬서 부숙을 시키면 끝납니다.
3. 냄새로 판별하는 성공 여부
악취가 난다면 물이 너무 많아 부패하여 간다는 증거로, 공기가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방수 덮개를 씌워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물이 부족해 발효가 진행되지 않는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냄새로 정확히 분별해낼 수 있습니다. 완전히 발효된 흑갈색의 퇴비는 기가 막힌 지상의 향, 흙내가 납니다. 사실 퇴비를 만드는 것은 글로 배워지지는 않습니다. 직접 해야 늘고 하면 할수록 노하우가 쌓이는 일입니다. 퇴비를 만드는 일은 정원사가 마술을 부릴 수 있는 최고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4. 퇴비 발효 순서
퇴비를 만들어 놓을 자리를 잡았으면 바닥을 지면보다 높게 돋우거나 나무토막으로 받친다. (미생물이 찾아오기 쉽게 땅 위에 자리를 잡으면 좋습니다.)
(a) 탄소질 재료(풀, 볏짚, 낙엽, 톱밥 등)를 깐다. (맨 아래층은 가능한 발효가 진행 중인 퇴비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b) 질소질 재료(음식물 찌꺼기, 똥, 깻묵(유박) 등)를 탄소질 재료 위에 깝니다.
(a)와 (b)를 반복해서 쌓아 올립니다.
퇴비 더미의 높이가 120cm를 넘지 않는 게 좋습니다.
2~3주 정도면 풀은 부피가 많이 줄어듭니다.
발효열을 올리고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천막으로 덮어줍니다.
적정 발효열 50~60°C에서 가장 다양한 미생물이 활동하게 되고, 병원균은 사멸합니다.
퇴비 더미의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천막을 걷어놓고 식힙니다.
2~3주 후에 퇴비 더미를 뒤집으면서 골고루 섞어줍니다.
퇴비 더미가 마르면 물을 뿌려 줍니다. (수분 60% 유지) 손으로 쥐었을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 정도가 수분 60% 정도입니다.
발효가 잘 안 될 때 오줌을 넣어주면 발효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퇴비를 만드는 일은 음식물 쓰레기, 똥, 오줌과 같은 생활 쓰레기와 쓸모없게 버려진 풀, 낙엽 등을 활용하여 황금 흙으로 만드는 매우 고귀한 일입니다. 우리 가족의 멋진 정원에 가족들이 협력하여 만들어 내는 퇴비를 사용한다면 더욱더 멋진 정원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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