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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도이치뱅크 CDS와 크레디트스위스(CS) 코코본드 사태 - 유럽 은행권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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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SVB 은행, 스위스의 CS 은행, 독일의 도이치뱅크까지 미국과 유럽 은행들의 불안한 소식이 계속해서 들린다. 미국, 스위스 정부 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위기를 잠재우고 있지만, 은행권과 채권 시장 등의 투자 심리는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23일 발생한 도이치뱅크 CDS 급등과 CS 코코본드 사태를 중심으로 해외 금융권의 금융 소식과 영향 등을 살펴보자.

 

 

도이치뱅크 빌딩
도이치뱅크의 CDS 급등과 CS의 코코본드 사태

 

>>유럽권 은행 이슈 진행 경과

CDS 이슈

도이치뱅크

3월 23일 도이치뱅크(Deutsche Bank)의 CDS 프리미엄이 31bp(0.31%) 급등하면서 도이치뱅크 주가가 3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인 -14.9% 하락했다가 –8.5% 하락으로 마감했다. 발행 기관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도이치뱅크의 CDS 프리미엄은 2020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올라 도이치뱅크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것이다.

 

도이치뱅크는 1870년에 설립된 상업은행으로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 최대 상업은행의 하나로 스위스의 UBS, CS와 함께 유럽의 구제금융을 활발히 진행했던 금융시장의 큰손이다. 나치 정권에 협력한 오명을 씻기 위해,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에게 52억 달러를 배상하기도 했다.

 

독일 정부의 방침에 따라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부실 국채를 대량 매입하면서 2016년부터 부실 위기가 제기되기도 했다. 2019년 2만 명의 직원을 감축하고, 740억 유로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은행 업무에 집중하기로 발표한다.

 

 

 

 

CDS(신용부도스왑)

CDS(Credit Default Swap)는 국가나 기업의 부도(default) 위험을 신용(credit)과 맞바꾸도록(swap) 설계된 금융 파생상품이다. CDS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경우 발생하는 채권 매수자의 손실을 수수료(CDS 프리미엄)로 보상해 주는 것으로 보험과 비슷한 개념이다.

 

CDS 프리미엄은 CDS 위험 정도에 따라 달라져 발행자의 부도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역할을 한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해당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의 부도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도이치뱅크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도이치뱅크의 부도 위험성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고, 그만큼 시장이 도이치뱅크를 불안해한다는 표시이다.

 

AT1 이슈

CS 은행

1856년 설립된 CS(Credit Swiss)는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유럽 최고이자, 세계 5위권의 투자증권회사다. 2022년 코로나 버블 시기부터 계속해서 파산설이 나오다가 2023년 3월 미국 SVB 파산과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으로 시작된 은행권 신용 리스크의 여파로 결국 주가가 폭락하고, USB의 인수가 발표되었다.

 

3월 19일 UBS의 CS 인수를 발표하면서 스위스 금융당국이 CS가 발행한 후순위채의 일종인 ‘신종자본증권(AT1)’ 170억 달러(22조 원)어치를 전액 상각하기로 한다. 22조 원이 휴지 조각이 된 것이다.

 

이는 채권 시장에 막대한 파장을 일으켜 다른 은행의 AT1도 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우려에 은행 AT1 보유자들은 매각에 열을 올린다. 이 와중에 도이치뱅크의 AT1도 매도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고, 도이치뱅크 CDS 프리미엄의 급등의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AT1(코코본드, 신종자본증권)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받는 채권으로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띠어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이라고 불린다. 일정한 이자가 지급되지만, 상환기간이 없다. 발행 주체가 청산하면 원리금 받는 순서가 주식보다는 우선순위이지만 일반 회사채보다 뒤로 밀리는 후순위 채권이어서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도가 낮고 금리가 높다.

 

원래 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되기 시작했으나, 일반기업 발행도 증가하고 있다. 회사가 어려움에 부닥치면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의 채권이어서, 코코본드(Contingent convertible bond 조건부자본증권)라고도 한다. 코코본드를 산다는 것은 높은 금리를 받는 대신 회사가 망하면 돈을 못 받을 것을 각오한다는 의미다.

 

>>유럽권 은행 불안의 영향

은행권

CS에 이어 도이치뱅크까지 유럽 은행권 불안이 증가하고 있고, 23일 유럽 주가 하락 속에 코메르츠방크(-5.45%), UBS(-3.55%), 소시에테제네랄(-3.34%), CS(-1.23%) 등 유럽 은행 주가는 일제히 동반 하락을 보였다.

 

채권 시장

CS의 AT1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들의 건전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핌코(PIMCO)가 3억 4천만 달러~8억 700만 달러의 CS AT1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인베스코(Inbesco)도 상당량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CS의 AT1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선진국 중소형 은행의 뱅크런과 은행 재편이 가속화가 예상된다. AT1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으로 하이일드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도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이일드가 위축되면 기업체들도 자금조달에 영향을 받게 된다.

 

 

 

 

경제

3월 22일 미 연준이 25bp(0.25%) 금리 인상, 23일 영국 중앙은행이 25bp(0.25%) 인상, 스위스 국립은행이 50bp(0.5%) 인상한 상황이다. 앞으로 한 번 정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금리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은 경제 불안감, 투자 심리 위축에 시달리고 있고, 위험자산 회피와 안전 자산 선호로 돌아서고 있다. 23일 소식으로 미 국채금리 급락, 유로화, 파운드화 약세, 달러 강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기적으로 고금리의 부담과 영향으로 발생했다고 할 수 있는 이번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유동성 위기에 각국 정부들은 빠른 대처로 파급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장기적인 고금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영향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유럽에서 발생한 도이치뱅크 CDS 프리미엄 급등과 CS 은행의 AT1 상각 소식을 바탕으로 증가하고 있는 선진국 은행권, 금융권의 불안 요소를 살펴보았다. 금융권이나 해외투자자는 선진국들의 금융 관련 동향을 바짝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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