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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연

히든 어스 5부, 서울의 탄생 - 화강암 위에 세워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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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50주년 다큐멘터리 ‘히든 어스’의 뜻은 숨겨진 땅이라는 의미로 30억 년에 걸쳐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땅과 암석의 역사를 탐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서해안 한반도 최초의 암석에서 시작해, 태백의 석회암 지대, 공룡 발자국 시대와 제주도 화산섬을 거쳐 서울까지 내가 밟고 있는 땅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히든 어스 5부, 서울의 탄생을 살펴보자.

 

 

히든 어스 5부, 서울의 탄생
화강암 위에 세워진 서울

 

 

>>한반도의 화강암

화강암의 도시 서울

서울은 화강암 위에 세워졌다. 눈으로 보이는 북한산, 도봉산, 북악산, 인왕산, 안산, 수락산, 불암산 밑은 서로 연결된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다. 서울의 강북과 관악산 일대는 화강암이고, 한강 주변은 변성암으로 이루어졌다.

 

1억 7천만 년 쥐라기 시대에 우리나라는 화산활동이 많았고, 해양판이 우리나라 밑으로 내려가면서 지하 깊은 곳에서는 마그마가 끓고 있었다. 이 마그마가 천천히 식어 만들어진 것이 화강암이고, 밑에 있던 화강암이 솟아올라 침식과 풍화 작용으로 우리 눈에 보이는 기암절벽이 되었다.

 

마그마가 식으면서 작은 틈과 결이 생기는데 이를 절리라고 한다. 화강암은 매우 단단하지만, 절리의 작은 틈으로 풍화와 침식 작용이 일어나 큰 화강암 덩어리가 수평이나 수직 또는 사선으로 쪼개지고 떨어져 나갔다.

 

 

 

 

한반도 지각 운동

조산 운동은 지구 표면의 거대한 판들이 서로 부딪히거나 다른 판 밑으로 들어가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것인데, 한반도 지역도 3차례의 큰 지각 운동으로 한반도의 골격이 만들어진다. 중생대는 한반도의 골격을 이룬 중요한 지질시대로 트라이아스기 송림 조산 운동, 쥐라기 대보 조산 운동, 백악기 불국사 조산 운동으로 한반도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대보조산운동은 1억 7천만 년 전 중생대 쥐라기부터 백악기 초까지 한반도에 일어난 대규모 지각 변동으로 이때 서울의 화강암이 만들어진다.

 

불국사 조산 운동은 백악기에서 신생대 3기까지(9,700만 년~5,700만 년 전) 일어난 조산 운동으로 한반도의 많은 지역에서 이 시대의 화강암이 발견된다. 서울의 화강암과 경주의 화강암은 다른 시대에 만들어졌는데, 북한산에 세워진 진흥왕순수비는 경주에서 가져온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설악산 기암괴석

설악산 대청봉 꼭대기는 18억 5천만 년 된 선캄브리아 시대의 변성암이고, 천불동 계곡, 공룡능선, 울산바위, 권금성 등은 9천만 년 전 중생대의 화강암이다. 화강암보다 약한 변성암이 빗물이나 풍화에 더 빨리 침식되어 대청봉이 주변보다 더 높게 남아 있다. 설악산 등반은 9천만 년 화강암 시대를 지나 18억 년 전으로 올라가는 시간 여행인 셈이다.

 

부서진 바위라는 뜻의 너덜이라고 부르는 귀때기청봉 암괴류들은 몹시 추웠던 2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 시절에 암석이 정상에서 부서진 것들인데, 일부는 그 자리에 남고 일부는 흘러내려 산을 덮고 있다. 설악산 흔들바위, 울산바위는 절리를 따라 화강암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고 동그랗고 큰 바위들이 널려져 있는 전형적인 토르 지형이다.

 

9천만 년 전 마그마가 지표로 올라오며 형성된 설악산은 동해가 열리면서 생겨난 엄청난 힘을 받으면서 모양이 갖추어지는데, 비선대 장군봉 수직절리가 10km 이상 똑같은 방향으로 뻗은 것을 보아 그 힘을 짐작할 수 있다.

 

 

 

 

경주의 화강암

첨성대, 불국사, 석가탑, 다보탑 등 수많은 화강암 유산을 가진 경주도 화강암 위에 세워진 도시이다. 불국사 조산 운동으로 만들어진 백악기의 화강암을 불국사 화강암이라고 부르고,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다.

 

5천만 년 전 탄생한 경주 남산에는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과 ‘황룡사 9층탑’, ‘경주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 등 화강암을 깎아 만든 유산들이 많다. 인도나 동남아 지역은 끌로 가공이 가능한 사암이 많아 불상을 만들기 쉬웠지만, 우리나라 화강암은 매우 단단해서 특수하게 담금질한 정이 있어야만 깎을 수 있었다.

 

>>화강암과 인간

화강암 위에 세워진 도시

한양도성은 화강암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도성 전체의 90%가 화강암인 한양에서 화강암은 우수한 건축 재료였다. 종묘의 바닥에도 화강암으로 만든 박석이 깔려 있다. 종묘의 화강암은 강화도에서 가져왔는데, 화강암의 판상절리 특징을 이용해 얇게 잘라낸 것이다.

 

현대도시에서도 화강암은 다양하게 사용된다. 석영으로 유리를, 장석으로 알루미늄을, 흑운모로 절연체를 만든다. 총길이 350km의 서울 지하철은 서울의 화강암을 뚫고 지나간다.

 

 

 

 

화강암의 일생

태양계 내에 화강암이 발견된 행성은 아직 없고, 지구에서도 무거운 화강암은 지구의 핵 쪽에 많이 분포해 지표로 드러난 화강암은 많지 않다. 화강암이 떠받치고 있는 것은 서울의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커다란 화강암 덩어리는 기나긴 세월 동안 갈라지고 쪼개져 석영은 모래가 되고, 장석은 고령토와 같은 점토가 되고, 운모가 많이 섞인 퇴적층은 물의 정화 능력을 탁월하게 만들어서 계곡과 강에 맑은 물을 공급해 준다. 화강암이 풍화되어 나온 알갱이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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