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을 가꾸고
텃밭에서 농작물을 기르면서
제일 고민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풀”입니다.
맘 편하게 그냥 놔두자니
화초나 야채의 생장을 방해하고,
모두 뽑아버리자니
고상하게 시작한 정원 가꾸기가
중노동으로
변해 버릴 것 같습니다.
해마다 솟아 나는 풀을
어떻게 바라보고,
풀을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바로 살펴보겠습니다.
풀인가 잡초인가? - 풀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
재배하는 농작물이나 애지중지 키우는 나무나 화초들 사이에 심지도 않았는데 마구 자라나는 풀들을 흔히들 잡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애써 키우는 토마토 옆에 나는 풀들을 왠지 토마토로 갈 양분을 모두 뺏어 먹을 것 같습니다. 또, 상추 씨앗을 뿌리면 앙증맞게 솟아나는 상추 싹 옆으로 생김새가 다른 풀의 싹도 자라나기 시작하고, 그냥 놔두어 보니 풀숲에 묻혀 상추가 어디 숨어 있는지 숨바꼭질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멋지고 그럴듯한 꽃나무나 화초들 옆에 있는 풀들은 왠지 미관을 해치는 것처럼 보입니다.
풀들은 확실히 농작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멋진 정원에 잘 어울리지 않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풀들은 성가신 존재이기만 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요즘은 토양이 오염되어 함부로 먹기 어렵지만, 사실 많은 풀은 예전부터 나물로 먹어 오던 풀들입니다. 냉이, 민들레, 쑥, 명아주, 질경이, 망초, 토끼풀, 꽃다지 등 무수히 많습니다. 풀을 베어 소나 토끼 등 초식동물의 먹이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풀은 대부분 뿌리를 깊이 내립니다. 땅을 자연적으로 갈아 주고, 땅속의 영양분을 끌어올립니다. 풀이 있어서 흙이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고, 풀의 그늘은 바람의 영향과 자연적인 수분 증발을 막아 흙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줍니다.
풀은 이처럼 인간의 경작 활동이나 가드닝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없으면 안 되는 역할을 해 주기도 합니다. 아리송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잡초와 풀은 인간이 관여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필요하기도 하고 없애야 하는 존재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잡초에는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식물이 아닌 쓸데없는 것이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풍깁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되도록 잡초라는 말보다는 풀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누구에게는 잡초이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풀을 제거하기 위한 대중적인 방법
현재 우리 주변에서 풀을 제거하기 위해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제초제, 비닐멀칭, 예초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제초제는 다른 말로 하면 농약, 고엽제, 김매기 약 등으로 표현합니다. 잡초가 나기 시작할 때부터 뿌리기 시작하고, 제초제를 맞은 풀들을 잎이 누런 갈색으로 변하면서 죽습니다. 잡초에는 그야말로 치명적입니다. 하지만, 농약은 모든 생물에게도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제초제가 분해되고 식물체 내에서는 독성이 거의 사라진다고 선전되지만, 채소나 과일, 땅속의 미생물, 동물, 그리고 우리의 입에까지 농약 성분이 전달된다는 우려가 떠나지 않습니다.
밭에는 흔히 검정 비닐로 된 멀칭 비닐을 덮어씌우는 비닐멀칭을 합니다. 농업에서는 거의 80% 이상의 밭은 비닐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풀이 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아 줄 뿐 아니라 온도 유지, 습도 유지, 토양 침식 방지 등 이로운 점도 많습니다. 하지만, 비닐은 1~2년에 한 번씩 수거해야 하고, 쓰레기로 남습니다. 비닐값도 많이 들고,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드닝의 텃밭 정원과 같이 소규모 텃밭에서는 굳이 검정비닐을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보기에도 그리 아름답지는 않으니까요.
이미 무성하게 자라버린 풀들은 예초기로 밀어 버립니다. 시원하게 풀들이 잘려 나갑니다. 일일이 손이나 호미로 풀을 없애는 것보다 효율성이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초기를 사용하면 풀들의 생장점은 잘리지 않아 다시 풀이 자라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할머니들이 밭의 흙을 호미로 긁어 주듯이 미리 풀이 나기 전에 풀을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풀이 다 자란 후에 사후약방문으로 예초기 작업을 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풀이 나는 것을 미리 막아 주는 방법
멀칭
풀이 나기 전에 미리 막아 주는 것이 풀이 다 난 다음에 제초제를 뿌리거나 예초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멀칭이 있는데요, 갖가지 재료를 사용해서 흙의 표면을 덮어 주는 방식입니다. 풀이 자라나는 것을 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멀칭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풀씨가 떨어지기 전에 제거 제거하기
많은 풀이 봄, 여름에 꽃이 피어 여름, 가을이면 꽃이 지고 씨를 맺습니다. 이 풀씨가 땅에 떨어지면, 다음 해 무수한 풀들이 또 자라나겠죠? 여름부터 가을 사이에 풀을 제거할 때 이왕이면 풀씨가 땅에 떨어지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자라난 풀을 없애는 방법
뿌리까지 뽑기
풀들의 뿌리까지 뽑아 주는 방법입니다. 풀을 근본적으로 없애주는 방법입니다. 풀뿌리가 살아 있으면 예초기 등으로 줄기를 쳐내어도 풀은 다시 자라납니다. 일시적으로 안 보이는 것뿐이죠. 부드러운 흙에 자라는 풀들은 손으로도 뽑아도 뿌리까지 잘 뽑힙니다. 하지만, 일부 풀들은 잡아당기면 줄기가 뚝 끊어져 버리기 쉽고, 땅이 딱딱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풀이 어릴 때는 뿌리째 뽑히므로 손으로 뿌리째 뽑을 수 있습니다. 풀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는 호미, 포크 등을 사용하여 풀뿌리를 흙과 함께 떠서 풀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냅니다. 털어낸 잡초를 그냥 흙 위에 두면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있으니, 한쪽에 쌓아 두고 거름으로 쓰거나 풀 멀칭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생장점 아랫부분 베어주기
풀을 최대한 지면과 가까운 부분에서 베어주는 방법입니다. 풀은 뿌리와 줄기가 만나는 지면 부근에 생장점이 살아 있습니다. 이 생장점 아래를 잘라서 위로는 더 이상 싹이 나지 않게 하고, 아래 뿌리는 흙 속에서 썩어 양분으로 돌아가게 해 줍니다. 괭이, 딸깍이 또는 작은 낫이나 작은 칼 등을 사용하여 흙 바로 아래까지 잘라 줍니다.
친환경 제초제
농약이 아닌 친환경 제초제가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이러한 친환경 제초제가 많아질 겁니다. 친환경 제초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화학 제초제보다는 효과가 약할 수 있지만, 화학 제초제만큼은 여러 가지 이유로 사용을 안 하는 것이 좋습니다.
풀을 그냥 놔두면 안 될까요?
풀은 꼭 다 베어버려야 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풀을 그냥 놔두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풀은 생태계의 일원으로 미생물, 소동물, 흙 등과 어울려 분명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텃밭이나 정원의 상황에 따라 풀을 그냥 놔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텃밭 주위의 풀을 다 베어버리지 않고 적당하게 자라도록 놔두면 해충을 유인하거나 막아줄 수도 있고, 밭 주위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작물이나 화초 바로 옆에 있는 풀만 제거하고, 나머지 풀들은 그냥 놔둘 수 있습니다. 밭과 정원에서 풀들이 작물이나 화초와 같이 자라게 할 수 있습니다.
풀을 정원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모든 풀을 꼭 제거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이름 모를 풀도 정원의 구성원으로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인위적인 구성보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죠. 풀도 종류가 많으니 너무 억세게 자라지 않는 일정한 종류의 풀은 자라나는 것을 허용해 줄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좀 너그럽게 가지는 것이죠.
"흔히 잡초라고 하는
풀에 대해
살펴 보았습니다.
풀은 좋은 점도 있고,
성가신 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의 정원이나
텃밭의 상황에 따라
풀을 어느 정도 없애 줄지,
어떻게 없애 줄지를
정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풀을 어느 정도 허용해줄지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죠.
풀을 무조건 경멸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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